오보이! 82호는 8주년 기념호이다. 끝자리가 2인 이슈가 창간 기념호가 된 이유는 첫해에만 12권의 책을 만들었고 두번째 해부터는 1년에 10권씩 오보이를 발행했기 때문이다. 12호가 1주년 기념호, 다음해부터는 6,7월호와 12,1월호가 합본으로 제작되어 22, 32, 42호가 2주년, 3주년, 4주년 기념호가 됐다. 어느덧 8년이 지났고 82호를 준비하고 있다. 매 호 매 호가 소중하고 매 년 매 년이 감사하지만 특히 창간기념호를 준비할때마다 벅차오르는 그 느낌은 해를 거듭할수록 더해가기만 한다. 오보이!의 여덟번째 1년도 환경, 동물복지, 사진, 여행, 디자인 등 다양한 주제의 특집 기사와 여러 분야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셀러브리티들의 화보, 갈수록 호응을 더해가는 입양 캠페인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독자들을 만난 해였다. 이밖에도 2016년의 상수동 오보에센터 개관에 이은 압구정 퀸마마마켓의 두번째 오보이! 편집매장 오픈, 몰려든 인파로 큰 화제가 된 도쿄와 오사카에서의 팝업 매장, 상수동 센터에서 시작한 유기견 입양제와 여러번의 강연 등 오프라인에서의 독자들과의 만남도 더욱더 자주, 다채롭고 다양한 채널로 이어졌다. 그렇게 8년 동안 오보이를 만들면서 세상은 어떻게 변했을까를 생각해본다. 우리가 사는 지구의 앞길에는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까? 사람 70억, 동물 수 백억, 혹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수,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수의 생명들 중에서 행복하게 살다가 편하게 죽는 생명의 수는 얼마나 될까? 복잡하고 각박한 세상에서 나 아닌 다른 생명의 행복과 안위까지 걱정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우리는 그저 한 끼의 식사, 예쁜 옷, 조금 더 편한 생활과 안락함을 위해 처참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게 살다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하는 생명들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무심해도 되는 걸까? 오보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바꾸려는 마음의 힘보다 세상이 더 나쁘게 변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고 강한 것은 아닐까? 세계의 인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체 인구중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과 결핍 속에 살다가 죽는다. 그 많은 사람들은 동물의 복지를 생각할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하지만 모든 정부는 더 많은 인구를 원한다. 그리고 모든 기업은 자신의 제품을 소비해줄 소비자들을 원한다.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동물은 물론, 우리의 건강, 환경을 위해 채식을 결심하지만 전체 인구중 육식을 하는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축산업계는 엄청난 자본과 그를 바탕으로 한 힘으로 육식을 조장하고 환경은 여러가지 이유로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오보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상황이 개선되는 움직임보다 비관적인 예측이 더 많으니 손을 놓고 포기해야 할까? 동물을 사랑한다고 떠드는 사람들이 결국은 자신의 동물을 버리고 동물을 학대하니 손놓고 방관해야 할까? 상황은 좋지 않고 미래는 밝지 않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매일 다짐한다. 너무 이상적이고 순진하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행동하려고 한다. 오보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라도 해야한다. 문득 2017년이 내가 패션 사진을 업으로 삼은지 20년이 되는 해라는 생각이 났다. 어느 정도는 반열에 들 정도의 세월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아직도 신인이라는 생각이다. 오보이!는 이제 8년밖에 안되지 않았나.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더 많은 얘기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한마리의 동물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습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는 오늘도 환경을 위해 전등 하나를 끌 것이다.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나는 오늘도 우리 집앞을 찾아올 길냥이를 위해 밥그릇과 물그릇을 채워놓을 것이다. /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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