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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Vegetarian Recipe

12/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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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를 먹는 법

5-6호쯤에서 ‘이타적 식탁’으로 이름을 바꾸고 제가 맡아 쓰기 시작한 이 칼럼이 어느새 오보이와 함께 100호가 되었습니다. 무언가를 이렇게 오랫동안 꾸준히 한 건 아마도 제 인생에서 이것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100개에 가까운 칼럼을 쓰는 사이 저의 직업은 네 번 바뀌었거든요.

‘사치와 평온과 쾌락의 부엌 일기’라는 부제가 달린 ‘이기적 식탁’을 썼던 제가 어느 날 정반대의 ’이타적 식탁’을 시작했습니다. 우연히 고기가 되는 동물들의 비도덕적인 사육환경 을 접하고, 고양이와 개를 입양하며 저는 당분간 베지테리언이 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타 적 식탁을 막 시작했을 때 열정 넘치는 만 1년 차 베지테리언이었죠. 그리고는 1년 후쯤부터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고기를 먹었다기보다는 이렇게 말하는 편이 더 어 울릴 것 같습니다. 의식적으로 채식을 하는 것을 접었다고요. ‘이타적 식탁’에는 ‘채식’이 라기보다는 ‘채소를 조금 더 쉽게 먹는 법’이라는 말이 그리고 더 어울립니다. 일주일에 한 번,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고기 없이 채소만으로 구성된 한 끼를 가볍게 먹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시작한, 거창한 구호 없는 칼럼이니까요. 한 끼쯤 채소를 먹는 법.

한동안은 고기보다 더 매력적이고 화려한 채식요리가 하고 싶어 매달 며칠씩 메뉴를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타적 식탁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후로는 그 달에 가장 많이 먹었던 그 계절의 채소를 칼럼에 쓰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눈에 많이 띄는 채소를 한 손 가득 사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요리해 먹는 것보다 편안하고 쉬운 건 없었습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을 찾았다고 할까요.

채소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비용이 많이 들지도, 요리가 까다롭지도 않습니다. 콩나물 한 봉지를 사서 아침은 콩나물국을 끓이고, 저녁엔 김치와 콩나물을 넣고 맛있는 쌀로 솥밥을 해먹으면 됩니다. 그러고도 남은 콩나물은 무쳐서 고추장이랑 밥에 비벼 먹으면 짠, 이렇게 몇 끼를 풍성하게 먹습니다. 음식을 여러 가지 해상을 가득 채우는 것보다 한 메뉴를 세심하게 만들어보세요. 잘 끓인 콩나물국 한 그릇이 반찬 열 가지보다 더 만족을 줍니다.

오보이가 100호가 되도록 여전히 채소 요리가 어렵다면, 몇 가지만 기억하세요. 고유의 식감이 살아있게 생각보다 조금 덜 익힐 것, 채소의 맛을 덮어버리는 너무 진한 양념이나 소스는 사용하지 말 것, 소금을 절묘하게 쓸 것. 신선한 허브가 있다면 꼭 넣을 것. 콩나물국을 끓인다면 콩나물을 맨 마지막에 넣고 아삭함이 살아있게 살짝 끓이세요. 오늘 요리가 아무 맛이 없는 것 같다면 소금을 반꼬집쯤 더 넣어보면 완전히 다른 음식이 될 거예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지구환경과 동물의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채식을 하겠다고 시작했지 만 오히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되었습니다. 갈 곳 없는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게 그들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오히려 그 아이들이 나에게 준 게 더 많다는 걸 깨닫는 것처럼요. 작은 일이지만 무단 횡단을 하지 않고, 쓰레기를 길에 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생각 없이 아무거나 사지 않게 되고, 너무 많은 음식을 만들어서 버리지 않도록 생각하며 만들게 되었습니다. 거창하게 말할 생각은 없지만, 내가 작은 일상을 대하는 자세를 바꿔주었습니다. 모든 좋은 것들은 작은 디테일에서 나온다고 믿습니다. 오늘 저녁 한 끼, 집 앞 슈퍼에 들러 콩나물 한 봉지를 사세요. 두부 한 모도 좋겠습니다. 그 한 봉지가 꾸려줄 근사한 한 끼, 그 누구보다 나를 위한 한 끼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타적 식탁은 결국은 나를 위한 식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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