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 editor's letter

About Trees

오보이10월호에서는 나무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항상 우리 곁에서 우리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고 우리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또 우리를 위해 모든 걸 내주는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들에 대한 특집입니다. 이 세상에 뿌리 내리고 있는 수많은 종류의 나무들은 바쁘고 각박하게 돌아가는 인간들의 시간이나 세상과는 상관없이 의연하고 여유롭게 살다가 다시 땅속으로 돌아갑니다. 어떤 나무들은 수천 년을 넘게 살며 그 연륜과 세월을 느끼게 해주고 또 어떤 나무들은 그들의 수명과는 상관없이 사람들에 의해 베어져 의자가 되고 책상이 되고 집이 됩니다. 나무들이 인간을 위한 어떤 것이 되는 일이란 인간의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지금 지구 곳곳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공장식 축산은 우리에게 산소를 주는 고맙고도 멀쩡한 숲을 밀어버리고 그곳에 소를 키우고, 단 며칠 간의 스포츠 행사를 위해 500년 된 숲을 스키 활강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또 사람들은 조금 편하게 산에 오르기 위해 나무와 산양의 집을 밀어버리고 케이블카를 건설하고, 팜유를 만들기 위해 숲을 태워 숲에 사는 고릴라와 오랑우탄을 몰아 냅니다. 나무는 기꺼이 우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누군가의 의자가 되는데 불만을 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그들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숲을 밀어버리고 나무를 학대한다면 그 대가는 우리가, 우리의 후손들이 고스란히 돌려받을지도 모릅니다. 나무는 우리 옆에서 우리와 같이 살아가고자 하지만 우리는 아마 나무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무는 우리에게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는 나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나무는 그저 끊임없이 우리에게 주기만 하는 존재일까요? 나무가 없는 세상은 존재할 수 있을까요? 나무를 찍는 사진가, 나무가 좋아 나무에 대한 글을 보내온 작가, 나무와 숲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싸우는 환경단체, 수천년 간 살아온 나무들의 얘기를 담은 책, 사막으로 변해가는 땅에 십수년 간 나무를 심어온 기업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김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