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Boy!
  • ABOUT
  • ISSUE
    • ISSUE
    • 배포 및 판매 Distribution and Sales
    • 정기구독 Subscribe
  • SHOP
    • SMART STORE
    • BUY ABROAD
    • SELECT SHOP >
      • OhBoy! Communication Center
      • OhBoy! Andaz Hotel
  • NEWS
  • GREEN BOY

006 editor's letter

12/7/2016

 
Picture
당연한 얘기겠지만 파리는 많은 사진가들과 패션잡지 기자, 그 밖의 패션에 관련된 사람들이 많이 가는 도시 중의 하나입니다. 나도 10년 넘게 일하면서 파리 출장이 제일 많았습니다. 1년에 두 번의 출장이 잡혔던 적도 있었을 정도로 파리는 내게 친근한 도시입니다. 오보이!를 기획하면서 1년에 한 번 쯤은 세계의 도시를 한곳씩 선정해 특집으로 꾸미자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1순위로 떠오른 도시도 파리였습니다. 그렇게 오보이!의 6번 째 특집은 파리로 정해졌고 그동안의 출장과는 너무나도 다를지 몰랐던 나는 한 달 전부터 파리 원정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간단하게 사진가의 입장에서 그동안의 해외 출장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너무 간단해서 설명하기도 좀 그렇습니다. 출장 의뢰를 받으면 여권사본을 보내 주고 에디터와 간단하게 미팅 한 번 하고 현지에 가서 촬영장소를 물색하고 촬영을 하고 돌아옵니다. 다녀오면 사진을 정리하고 잡지사와 협의를 거쳐 최종본을 넘겨주고 나면 출장은 공식적으로 끝납니다. 

사람의 일이라는 게 입장에 따라 많이 다르다는 건 알지만 이번 출장으로 그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 하는지 조금은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내가 이번 출장을 위해 한 일들은 나에게는 정말 생소했고 부딪치며 해내기는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습니다. 스텝을 정하고 예산을 책정하고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를 알아보고 현지 모델을 섭외하고 무엇보다 뭘 어떻게 찍고 취재할지 정하고. 한가지도 쉬운 일이 없더군요. 해보니 사진 찍는 일이 제일 쉬웠습니다. 조금이라도 싼 비행기 표를 위해 한 달 전부터 바쁜 스텝들의 일정을 확정짓는 것도, 화보 촬영을 겸하기 위해 마음에 드는 실내구조의 아파트를 인터넷에서 찾고 집주인과 메일을 주고받은 끝에 숙소를 정하는 것도, 패션주간이 한창이라 촬영이 가능한 모델이 거의 없는 가운데 에이전시마다 메일을 보내며 모델을 섭외하는 것도, 시내촬영을 위해 필요한 버스를 예약하고 스텝들을 이끌고 끼니마다 식당을 찾아 밥 한 끼를 먹는 것 까지 쉬운 일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컴맹이라 인터넷으로는 쇼핑도 못하는 내가 프랑스의 에이전트를 통해 천신만고 끝에 찾은 아파트 주인과 메일로 연락하고 얼굴도 모르는 그가 보내온 계좌번호를 은행으로 들고 가 보증금을 송금을 했지만 파리에 도착해서 주소를 찾아가 그와 만나서 열쇠를 받고 아파트가 실재한다는 걸 확인했을 때도 불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은 건 내가 구세대라서 그렇다고 하고, 모델이 없어서 쩔쩔매며 전날까지 에이전트에 메일을 보내(답답하게도 그들은 모든 업무를 메일로 처리하더군요.) 재촉을 하고 오디션에 나타나지 않는 브라질 모델을 원망하며 발을 동동 구른 것도 흔한 일이라고 쳐도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던 이번 출장은 텔레비전 보면서 전화 못 받는 단순한 뇌구조를 가진 나에게는 벅찬 일이었습니다. 이상기후로 엄청나게 추웠던 파리의 거리에서 게릴라식으로 화보를 찍는 일도 스텝들과 얇디얇은 여름옷을 걸친 채 포즈를 잡아야 했던 모델들에게도 고역이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파리에 머물면서 잡지 한 권을 채울 내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가장 큰 부담으로 다가왔고 화보 하나정도 찍을 수 있는 일정에 화보 세 개와 각종 사진들, 취재거리들을 만들어야 하는 의무감에 걱정이 많았지만 피곤해서 그랬는지 잠은 참 잘 오더군요. 우리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개선문 꼭대기에도 올라갔고(오로지 촬영을 위해)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마레지구의 구석구석을 다녔고 화보의 배경을 찾아 골목골목을 누볐습니다.       

나에게는 오보이!를 혼자 만드는 것만큼 파리 출장을 기획하고 다녀오는 것도 무모한 도전이었지만 괜히 좋은 곳에 다녀와서 징징대는 것 같네요. 물론 다시 가 본 파리는 여전히 좋았습니다. 조상을 잘 만난 운 좋은 파리지앵들은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도시를 활보했고 낭만의 도시 파리에 온 관광객들은 에펠탑과 루브르, 아침의 크루아상과 오후의 커피를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파리를 좋아하는 나에게도 파리는 여전히 매력적인 도시였고 조금 힘들었지만 언제라도 다시 가고 싶은 도시 파리가 벌써 그립기까지 하네요. 식당에 앉아있는 우리 모두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는 가운데 식탁위에 있던 새로 산 아이폰을 우리의 정신을 쏙 빼놓은 집시들에게 도둑맞은 나의 어시스트 상미도 파리가 그리울까요?
​
김현성

Comments are closed.

    Issue

    All
    #Adopt Me
    #Illustration
    #Vegetarian Recipe
    001 Seoul Fashion
    002 Slow Life
    003 Timeless Items 1
    004 Timeless Items 2
    005 Design For The Earth
    006 Paris
    007 T-Shirts!
    008 Unselfish Love
    009 Multi Cultural Icons
    010 Berlin
    011 Analogue
    012 1st Annivesary!
    013 NewYork
    014 Fashion Photo Korea
    015 100 Authentis Items
    016 100 Authentic Items 2
    017 Beautiful People
    018 Summer Of Love
    019 Italian Job
    020 Eco Friendly Rides
    021 Star Wars
    022 2nd Anniversary!
    023 Bookstores
    024 Animal Contents
    025 Goodbye Kodak!
    026 Beautiful Beauty Brands
    027 Sneakerama
    028 Friends
    029 Select Shop Seoul
    030 All About Cats
    031 Fringe Photographers
    032 3rd Anniversary!
    033 Seoul
    034 People 2012
    035 77 Movies
    036 Running
    037 Heart For Eye
    038 Animal Shelters
    039 OLD BUT GOLD
    040 Fashion Korea
    041 Boston Strong
    042 4th Anniversary
    043 My Toy Story
    044 Young Blood
    045 London Calling
    046 Earth & Us
    047 We Give
    048 I Collect
    049 Love Hate Japan
    050 All About Dogs
    051 GREEN CHOICE 2014
    052 5th Anniversary!
    053 Mother Of Nature
    054 Photo Books Korea
    055 Future Diary
    056 Face Makers
    057 65 Green Films
    058 Girl Meets The World
    059 Small Joys For Summer
    060 Independent Magazines
    061 About Trees
    062 6th Anniversary!
    063 Helsinki
    064 Coop!
    065 100 Years Brands
    066 Animal Photographers
    067 OhBoy Communication Center
    068 Small Film Festivals
    069 HongDae
    070 My Dog's Story
    071 Animal Essays
    072 7th Anniversary!
    073 Book Of The Year
    074 She Photographs
    075 Must Go Seoul 2017
    076 HOLA! BARCELONA
    077 Cool Animal Magazines
    078 Let's Vegan!
    079 Follow Function
    080 ANIMALS KOREA 2017
    081 Beast Masters
    082 8th Anniversary!
    083 Portland Wild And Weird
    084 Buying Photography
    085 Seoul Creators 2018
    086 One Brand
    087 We Welcome
    088 Magazine Talks
    089 Animal Savers
    090 This Is My Seoul
    091 Regeneration
    092 9th Anniversary!
    093 Water Issue
    094 WHY KOREA?
    095 Green Is The New Black!
    096 Unforgettable Movies
    097 Vinyl Fanatic
    098 Family Pictures
    099 Bright Brussels
    100 One Hundred
    101 10TH ANNIVERSARY
    102 HEAL EARTH HEAL US
    103 GIRLS AND CATS
    104 PLASTIC PLANET
    105 SMILE AGAIN
    106 KODAK IS BACK
    107 Sustainable Fashion Rules!

    RSS Feed

오보이!소개
오보이!매거진
과월호 보기
판매 및 배포처

정기구독 신청
오보이!편집샵
오보이! 커뮤니케이션센터
오보이! 퀸마마마켓점
오보이!뉴스
CONTACT US
본사 :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5-1  
Tel. 02.324.9661  Fax. 02.3141.9661
퀸마마마켓점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압구정로46길 50
Tel. 070.4281.3370

Mail. ​ohboycenter@gmail.com ​
​​사업자등록번호 : 120-01-54812 
광고문의 / 협업전시 문의
ohboycommunication@gmail.com
​사업자등록번호 : 120-01-54812
정기구독 문의
ohboysubscribe@gmail.com
Picture
  • ABOUT
  • ISSUE
    • ISSUE
    • 배포 및 판매 Distribution and Sales
    • 정기구독 Subscribe
  • SHOP
    • SMART STORE
    • BUY ABROAD
    • SELECT SHOP >
      • OhBoy! Communication Center
      • OhBoy! Andaz Hotel
  • NEWS
  • GREEN BOY